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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공상소설 페르미온_14화 업보 (業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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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철과 패거리들은 공안의 손에 경찰서로 끌려갔다. 한국과 베트남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어 있으니 

저들은 이제 법정에 올라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것보다  더 큰 의미는 호철과 상도에게 나의 위용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단순히 10대의 호승심 같은 발언이 아니다.  만약 저들에게 얕잡아 보인다면 언제 다시 먹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저렇게 전형적인 강약약강인 놈들에겐 이런 식에  힘의 과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경찰서에서 어제 나를 

도와주었던 공안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었어. 

 


그들 역시 국제 범죄를 잡게 도와준 내게 고마워해서 식사나 한 끼 하자고 말을 했는데 한국 형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해서 나는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 그때 수정이 경찰서에 들어왔어. 나는 슬쩍 자리를 피하려고 했는데 

그때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어.

수정 : 오빠! 오빠가 성호철 잡은 거야? 와 진짜 대박이다. 오빠 무슨 군인 해도 되겠어!

철용 : 야. 됐어. 나 어제 밤 세서 피곤하단 말이야. 헛걸음 하게해서 미안하긴 한데 어쨌든 일은 잘 끝냈으니까 집에 

          가자마자 이체해 줄게.

그렇게 수정을 떼어내려 할 때 한밤중 소란을 듣고 나를 이 지옥에서 꺼내주기 위해 후이가 경찰서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후이 : 사장님 고생하셨어요.

철용 : 후이. 와줬구나? 피곤하다. 우리 빨리 가서 좀 쉬자.

후이 : 네. 사장님.

후이는 내 손을 잡고 있는 수정의 손을 치운 뒤 나를 부축하여 내 차로 갔어. 후이는 나 대신 운전을 해주며 같이 집으로 

돌아갔지. 우린 말없이 차 안에 있었고 이윽고 집 앞에 도착했어.

철용 : 후이… 고생했다.

후이 : 사장님. 고생은요. 사장님이 어제 진짜 큰일 하셨죠.

철용 : 큰일은 무슨. 진짜 매 순간 느끼는 거지만 이역만리 타지에서 널 만난 건 진짜 내 행운이야. 솔직히 처음 봤을 땐 

          한량같이 생겨서 기대도 안 했는데 말이야.

후이 : 에이~ 사장님도

철용 : 후이. 뎁에서의 내 임기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2년도 채 남지 않았지. 그동안은 베트남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

          라도 간판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그리고 이 직함은 그 누구보다 회사에 열정을 바쳤고,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후이 : 사장님…

철용 : 후이. 내가 조만간 시청에 들러 다음 대표로 너를 추천하겠다. 어차피 회사는 건실하고, 약속한 시간보다 더 앞당

          기는 거라 전혀 문제는 없을 거야. 그리고 내 후임자는 무조건 베트남 사람으로 뽑기로 되어있었으니 바로 네가

          적임자다.

후이 : 사장님… 저 경영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요. 갑자기 그러면 저는 자신이 없어요.

철용 : 후이. 세상을 살다 보면 직접 부딪쳐봐야만 알 수 있는 게 있어. 경영도 마찬가지야. 네가 정 원한다면 MBA 

          과정도 도와주마. 하지만 병행해야만 해. 남들이 봤을 때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닐지라도 이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많아. 너는 그 누구보다 회사를 사랑하고, 이 회사의 탄생부터 힘을 보탰으며, 회사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는 거 다 알아. 하지만 아직 내 파워가 있을 때 네가 기반을 잡아야지, 이미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버리면

          객관적인 스펙이 딸리는 네가 경영권을 잡기는 힘들 거야.

후이 : 감사합니다. 사장님…

 

미행하는 남자


우린 두 손을 있는 힘껏 마주 잡았어. 그리고 내리려던 찰나 길거리 모퉁이에서 숨어있는 한 남자를 사이드 미러로 

우연히 발견했어. 경찰서에 있었던 한국 남자였어.

철용 : 후이 집 말고 공장으로 가자. 당분간 거기서 살아야겠다.

후이 : 네? 사장님 그게 무슨...

철용 : 갑자기 너한테 줄 거 생각하니까 조금이라도 더 붙어있어야 겠어서 그런다 인마.

나는 후이에게 공장으로 갈 것을 명령했고, 공안부에 요청하여 24시간 공장 외곽 경비를 부탁했지. 명목은 성호철 

사건에 대한 보복 우려였지만 실상은 나를 미행한 한국 형사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어. 게다가 주택가에 공안이 

경비를 돌면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으니 지금은 공장이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성벽과 같았다. 나는 회장실에 

혼자 누워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정에게 전화가 왔어

철용 : 왜~또. 돈 보냈잖아. 앞으로 전화하지 마.

수정 : 아니 오빠 생각해서, 이쁜 동생이 전화 걸어줬더니만. 그럼 끊어?

철용 : 왜 뭔데?

수정 : 그…이게 좀 만나서 이야기 해야할 것 같은데 있잖아. 너무 프라이버시 한 거라서

철용 : 너 진짜 뒤질래?

수정 : 오빠 진짜! 그래. 내가 동영상 하나 보낼 테니까 그거 보고도 그런 소리 할 수 있나 보자. 전화하기만 해봐. 아주 

           수신 차단 해놀꺼야.

나는 전화를 끊었고, 수정에게 동영상이 하나 와있었다. 영상에는 남자 둘, 여자 둘이 골프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미라였다.

남자 : 누나들 오늘도 정말 재밌었어요. 나중에 또 쳐요.

여자 : 그래. 근데 이제 개업한 의사들이어서 시간이 날라나몰라.

남자 : 아니 누나들이랑 치면 시간이야 당연히 내야죠?

여자 : 그래? 그럼 다음에는 필리핀 한번 갈까?

미라는 그 짧은 영상에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같이 웃고 즐기는 것 처럼 보였어. 나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지. 나는 다시 수정에게 전활 걸었어.

 

외도 정황


철용 : 김수정. 너 이거 뭐야. 언제 찍었어?

수정 : 뭐야 전화 안 한다며?

철용 : 지금 내가 장난치는 걸로 보여?

수정 : 아니… 내가 요즘 쉬는 날에 골프를 친단 말이야. 그때 우연히 보고 찍었는데…

철용 : 뭐야. 지금 무슨 상황이야?

수정 : 솔직히 그 영상만 보면 어떤 상황인지 감이 잘 안 오잖아.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사를 좀 더 해봤는데… 고민이 

          되더라고. 괜히 가정에 분란을 야기하는 게 아닌가 해서. 그래도 동업자로서의 정이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철용 : 그래서 결과가 뭔데? 무슨 일이야?

수정 : 음… 확실히 결과가 있긴 한데…

철용 :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수정 : 맨입으로? 에이 안되지. 나 지금 하노이거든. 내 숙소 앞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 오빠 성의를 보고 내가 아는 거 

          싹 말해줄게.

철용 : 그래. 알았다.

 


사실 수정은 미라를 알고 있었다. 정확히 둘이 안면이 있는 건 아니고, 내 핸드폰 화면이 가족사진이었는데 미라와 

예린이 모두 엄청난 미녀여서 눈에 띌 수 밖에 없었고 수정이 눈썰미가 좋은 아이였다보니 이를 기억해서 가끔씩 

시내를 돌아다니다 만나면 내게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그런 수정이가 이들을 단번에 기억해 낸 것이다.

나는 그동안 혼자서 이역만리 타지에서 무슨 개 짓거리를 한 것인가 회의감이 들었어. 나는 즉시 미라에게 공유했던 

이더리움 계좌 비밀번호를 바꿨고, 미라가 쓰는 블랙카드 연회비와 사용료가 나가는 계좌에서 돈을 싹 빼어버렸어. 

나야 위장 신분으로 살고 있으니... 나와 미라 그리고 예린이까지 쓰는 모든 카드는 미라 명의로 되어있었고, 나와 

미라는 블랙 카드를 쓰고 있었지. 아마 미라는 당장 다음 달부터 수십억을 갚아야만 할 거야… 

솔직히 불륜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최소한 나에게 미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괜찮았을 텐데... 제멋대로 남자들과 

격조 없는 농담을 하면서 골프를 치러 다니는 걸 본. 나는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다음날 수정과 하노이 근교 

유명 카페에서 약속을 잡았어.

 

블랙 카드



평상시의 나였다면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지, 운전을 하고 갔을 텐데 어제 본 형사의 얼굴이 떠올라 후이에게 

운전을 부탁했어. 그때 카페 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

수정 : 오빠~여기야!

수정은 카페 안쪽 구석에 자리해서 나를 부르고 있었어.

철용 : 어 그래. 시간 내줘서 고맙다. 근데 내가 답답한 걸 싫어해서 바깥에 있는 테이블에서 자리하는 건 어떠니?

수정 : 에이 무슨… 살 탄단 말이야. 에어컨 켜달라고 할게 이리 와.

철용 : 싫어.

그때였다. 뒤에서 누가 나를 강하게 걷어찼고 나는 앞으로 넘어졌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걸어 잠갔지. 고개를 

들어보니 수정이는 내게 달려오며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내게 들이 밀었어.

수정 : 박철용 씨. 국가정보원에서 나왔습니다. 밖에 있는 경찰청 형사들과 공조하여 당신을 횡령 및 특수 폭행, 여권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해외 도피 중으로 당신의 공소시효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형사님들은 밖에서 문을

          지키고 있으니 대신 말해드리면...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당신이 하는 말은 당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으며,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철용 : 어쭈. 네까짓 게 나를 속여? 언제부터 나를 속인 거야?

수정 : 솔직히 몰랐어요. 오빠 같은 사람과 이렇게 만날 줄은. 제 임무는 성호철이었고 오빠는 그냥 성호철을 보좌

          하는 탈세 담당자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오빠. 덕분에 성호철 잡는데도, 제 식견을 넓히는데도

          많은 도움 받았어요. 그래도 수사관님께 제가 최대한 말해서 정상 참작할 수 있도록 할게요.

 

체포


이윽고 나는 수갑이 채워져 밖에 대기하고 있던 형사의 차량에 태워져 어디론가 끌려가게 되었다. 수정이 운전을 했고, 

어제 경찰서에서 봤던 형사는 뒷자리 양 옆에서 나를 지키고 있었지. 근데 그건 그거고 나는 확인해야 할 게 하나 있었어.

철용 : 어이 형사 양반. 형사라는 양반이 교통법규를 지켜야 할 거 아니야. 안전벨트 메야지. 여기서 이러면 큰일 나.

형사 : 아니 이 새끼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철용 : 그래 네 안 할 거면 나나 채워줘. 너흰 뒤지든 말든 상관없지만. 나는 살아야 해서

형사 : 쳇.

그때 나는 수정이를 보고 말했다.

철용 : 수정아.

수정 : 응 오빠. 급한 거 아니면 나중에 말해줄래? 나 지금 운전 중이잖아.

철용 : 난. 내가 원하는 답을 아직 네게 듣지 못했는데?

수정 : 음… 그래 이것까지는 말해줘야겠지. 성호철에 대한 수사가 최종 국면에 이를 때쯤 우리 기관은 성호철 못지않게 

          커버린 오빠에 대해서도 좌시할 수 없었어.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은 오빠는 현지 요원이 접선하긴 어려울게 뻔했기

          때문에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내게 한국에서 원격으로 관리한 거야. 하지만 오빠 가족들은 달랐지. 특히 오빠랑 같이

          살면서 여권 도장이 가득 차도록 해외를 돌아다녔던 이미라의 경우 오빠의 지시를 받고 추가 범죄를 저지를까 요원

          이 미행하며 그녀를 관찰했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영상 자체는 절대 조작이 아니야. 우리 정보원 증언에

          따르면 사귀는 남자는 없었지만 남자를 만나긴 한 모양이야. 우연히 한국에서 촬영한 영상인데... 솔직히 쓸모

          없을줄 알았거든? 이렇게 오빠라는 호랑이를 뎁이라는 동굴에서 꺼낼 때 쓸지는 몰랐네.

철용 : 그래… 이만하면 됐다. 그동안 고마웠다...

수정 : 응? … 뭐라고?

 

조작된 교통사고


그때 교차로를 지나던 우리 차량을 누가 측면에서 들이 받았어. 내 옆에 있던 형사는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어.
밖에서 엉망으로 찌그러져 자물쇠의 역할을 하지 못하던 자동차 문을 누가 열었는데... 후이었어.

철용 : 네가 그랬지. 내가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다고. 너는 아이였는 줄 알아?

나는 왼쪽 가슴 포켓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렇다. 나는 수정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후이와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후이는 내가 잡힌 걸 알았지만 내 신호를 기다렸고, 더 이상 이들과 만남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이가 나를 구출한 것이다. 그렇게 난... 내 모든 고난이 끝난 줄 알았지만 운명의 수레바퀴는 또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 본 포스팅은 PC 해상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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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소설의 내용은 철저한 허구로써, 특정 조직 및 세력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며 만약 소설 속

  인물 혹은 조직이 실존한다 하여도 이는 우연의 일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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